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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산불 : 인간본성에 대한 탐구와 대립 예쁜 이야기

거의 20여년만에 정통 연극을 보게되었다. 대학시절 윤석화의 '신의 아그네스'를 보며 연극에 대한 새로운 매력을 느꼈지만, 그 뒤로 보게 된 연극들이 신의 아그네스의 매력을 넘지 못하였던 것이 하나의 핑계였다..

뮤지컬과 오페라공연을 보면서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연극의 매력을 가려버렸던 것 같다.
 
남산의 해오름 국립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산불'은 한국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두메산골, 남자란 남자는 모두 떠나고 여자들만 남은 과부 마을에 한 남자가 내려오면서 일어나는 과부 여인들의 심리와 욕망을 그린 고(故) 차범석의 대표작이다.

1962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이후 50여 년간 연극, 영화, 드라마, 오페라, 뮤지컬 등 여러 장르로 제작되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주로 오페라나 뮤지컬공연이 열렸던 국립극장 무대에서 보는 '산불' 공연은 이전에 보았던 소극장의 연극무대와는 사뭇 달랐다.
강부자, 권복순, 조민기, 장영남, 서은경 등 화려한 배우들의 면면 그러했지만, 각각의 출연배우들이 서로 다른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작지 않은 무대를 좁게 만들어놓고 있었다.
 특히 여유있는 무대장치를 충분히 활용하여 배경이 되는 소백산맥의 피폐한 부락과 대나무 숲, 석양에 불타오르는 모습, 그리고 계절에 따라 바뀌는 배경들이 산을 실감나게 표현되고 있었고, 음향도 일반 소극장에서 느끼지 못하는 입체감을 느끼게 하여 전장의 느낌을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었다.

연극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1951년 국군과 빨치산의 틈바구니에서 남아있는 소백산의 한부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국군이 서울을 탈환하고 남한 일대에는 다시 평화와 재생의 물결이 일고 있으나 험준한 산악 지대인 이‘과부마을’에는 밤이면 공비들이 활개를 치는 그늘진 마을로, 여자들은 남자들을 대신해 공출과 야경에 시달린다.

어느 눈 내리고 추운 밤, 점례의 부엌으로 부상당한 한 남자(규복)가 숨어들고, 점례는 규복을 마을 뒷산 대밭에 숨겨준다. 규복에게 동정심을 품은 점례는 음식을 날라주며 규복과 사랑을 나누는데, 어느 날 점례와 규복의 밀회장면을 사월이 목격하게 된다. 세 사람 사이에 미묘한 관계가 형성되고, 여자들의 혼란은 커져만 간다.....


대한민국 연극중 3대 명작이라고 이야기 하는 '산불'은 배우들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와 다양한 캐릭터의 대립에 이은 심리묘사가 일품이었다. 다만, 무엇인가 부족한 것 같은 결말 부분과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은 소극장과는 달리 무선마이크를 통한 대사전달이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들리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다. 중간에 쉬는 시간을 두었지만, 조금은 지루하게 전개되는 1부의 내용과 다소 진부한 스토리도 이 연극이 가지고 있는 세밀한 대사 하나 하나를 부각시키지 못하게 원인이 되었다.

오래간만에 본 산불은 연극이 가져다주는 매력과 아쉬움을 동시에 가져다주기는 했으나 '한국인이면 꼭 봐야할 단 하나의 연극'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부족함을 느꼈지만 배우들의 세심한 연기능력과 무대시설은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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