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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에 대한 단상 이사준비

농부와 컨설턴트

파란 풀밭이 펼쳐진 농장에서 농부가 땀 흘리며 여물을 모으고 있었다. 멀리서 BMW 승용차 한 대가 다가오더니 정장을 빼입은 신사가 내렸다. 
신사는 농부에게 말했다.
"당신이 키우는 양이 몇 마리인지 제가 맞히겠습니다. 그러면 한 마리를 제게 주시죠."
농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신사는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들더니 무선 인터넷에 접속했다. 각종 자료와 위성사진을 내려받아 분석을 한 뒤 신사는 답을 내놨다.
"324마리군요."

정확한 숫자였다. 약속한 대로 농부는 신사에게 한 마리를 주면서 말했다.
"이번에는 내가 맞혀보겠소. 당신은 컨설턴트요. 첫째, 내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찾아왔으니까. 둘째, 당신은 내가 이미 아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내 재산을 가져갔소. 마지막 셋째, 내가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도 몰라요. 이건 양이 아니라 염소요."

회사에 근무하면서 국내 및 글로벌 컨설팅 업체의 컨설턴트와 함께 일할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일을 마무리 할때마다 '농부와 컨설턴트'의 비유에 대해서 많이 공감이 되었다. 화려한 수사어구와 명확한 논리를 근거로 회사의 문제점을 해결한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정확한 현장감없이 피상적인 조언을 모아놓은 결과물에는 비싼 댓가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한때는 열풍처럼 불어왔던 '블루오션'이나 'Web2.0' 단어들도 실제로 기업들보다는 컨설팅과 컨퍼런스 업체의 수익만을 증대시켜왔음을 회고해보면 새로운 '용어'가 등장할때마다 긴장감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다. 

올해들어서 최고의 화두가 되고 있는 '제 4차 산업혁명'도 선거철을 맞이하여 대선주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전의 사례들과 비슷한 길을 걸어가는 것이 아닐까 우려가 된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대선주자, 여론 등에서 4차 산업과 4차산업혁명을 혼선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1차산업(농업), 2차산업 (건설, 생산업), 3차산업(서비스업)에서 이어지는 4차산업과  다음과 같이 산업혁명의 흐름에 따른 4차산업혁명은 출발선상에서부터 달리 시작되었는데 하나의 묶음으로 이어나가는 헤프닝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차 산업혁명 : 증기기관의 탄생. 기계를 통한 대량생산 시작. (1784년)
•2차 산업혁명 : 전기를 사용한 생산 체제. 컨베이어 벨트 도입으로 생산량 증가. (1870년)
•3차 산업혁명 : 컴퓨터와 생산시설의 접목. 생산 공정의 자동화. (1969년)

으로 정리되는데 여기에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등이 엮여서 기술과 비즈니스측면에서 스마트한 전개를 가져온다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1차 산업혁명이 그러했듯이 '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혁의 큰 굴레를 미리 예측해서 단정짓는 것 자체가 모순이 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새로운 산업의 시작이 오기는 하겠지만 그 자체가 혁명이 되기위해서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성과 영역으로 진행되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인공지능이나 IOT 등이 이전의 기술에 비해서 실생활에서 바로 접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술이기는 하나 산업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 변혁으로 일으키기 위해서는 조금 더 다듬어 가는 과정이 필요할 때인 듯 하다.

창조경제가 그랬듯이 좋은 수사어구에 밀려서 정말 꼭 필요한 기술과 비즈니스영역들이 한 쪽 구석에 머무를 수 있다는 아쉬움이 4차산업혁명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진다.

몇년전 듀크대 교수의 빅데이터에 대한 해석이 생각이 난다.
Big data is like teenage sex:

everyone talks about it, nobody really knows how to do it, everyone thinks everyone else is doing it, so everyone claims they are doing it...

"빅데이터는 미성년자의 섹스와 같다. 모든 사람들이 섹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덧글

  • 쾌청모멘트 2017/05/01 19:04 #

    빅데이터, AI 가 구석진 연구실에서 벗어난지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기업들이 전문가를 찾고, 실제로 지원하는 전문가가 있고, 그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보면 신기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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