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CEO의 유언장

* ''죽음'' 앞둔 CEO,박종규 KSS 해운고문 "유언장" *

사랑하는 처와 자식들에게…

나는 내 평생을 행복하게 살았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도 하였고, 물질적으로도
그만하면 모자람없이 지낼만 했다.
아이들도 건강하게 잘 키웠고 교육도 잘 시켰다고 생각한다.
이만하면 수지맞는 인생을 산 것같다.

그런데 내가 행복하게 산 것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도 컸다고 생각된다.
이 세상에는 불행한 사람도 많다.
마음은 있어도 그들에게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불행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내 몸 하나 바치는 것은 아깝지 않다.

우리나라는 시신을 병원에 기부하는 사람이 적어서
젊은 의학도들이 해부학 공부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오래가면 의사들의 실력 저하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이다.
기왕에 내 장기를 기증하는 마당에
내 시신도 의학도들의 실험공부를 위하여
대학병원에 기증하기 바란다.

나중에 화장을 하고, 유골은 내가 좋아하는
동해 바다에 뿌려주기 바란다.
평생을 바다와 함께 한 나로서는
바다로 돌아가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기쁨이다.

일반적인 "제사"는 지내지 말아라.
어느 집이나 맏며느리 되는 사람의 노고가 너무 크다.
기일 아침에는,
각자의 집에서, 내 사진과 꽃 한 송이만 꽂아놓고
묵념과 추도로 대신하기 바란다.

그리고 저녁에 음식점에 모여
형제간의 우의를 다지는 기회로 삼아라.
식비는, 돌아가면서 내도록 하거라.
그리고 이러한 추도도, "너희들" 일대(一代)로 끝내기를 바란다

* 아버지(박종규)로부터

by 浮雲 | 2006/09/30 09:28 | 예쁜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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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진시연 at 2006/09/30 11:30
밸리 타고 왔습니다. 정말 훌륭한 분이군요. 저도 말년에 저런 말 남기고 갈 수 있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Andrea at 2006/10/01 09:41
훌륭하신..분이십니다..정말..정말..
저런 유언을 남기시는 분이라면 멋진 분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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