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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제환의 Inter-Tainment] 보이지 않는「온-오프」유통 전쟁 옥제환 ( 컬럼니스트 ) 2004/06/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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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금은 주변에 꽤 득실대고 있다. 그게 무엇일까? 바로 백화점, 가전제품 전문매장에 가서 물건을 살펴보거나 직접 입어봐서 딱 찍어놓은 다음 집에서 인터넷으로 그 물건의 가격을 비교, 가장 저렴한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다. 가격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날 것 같지도 않고 몹시 번거롭기도 하기 때문에 그냥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을 가서 손쉽게 살펴보고 선택하던 쇼핑 패턴이 이제 조금씩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의해 우리나라의 인터넷쇼핑몰 시장규모는 지난해 7조원을 넘어섰고, 최근 수 년 동안 201.8%라는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연평균으로도 15.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그 어떤 유통시장보다 괄목할 만한 시장 규모를 만들어 냈다.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움직임은 2003년 이후 대형할인점 매출이 백화점 매출을 추월하는 믿기지 않는 성장세를 이루어 냈다. 바로 소비 의식의 변화와 풍족해지고 여유로워진 생활 패턴, 그리고 IT 인프라의 어우러짐이 만들어 낸 결과였으며 아직 그 보이지 않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빼앗긴 시장을 되찾기 위한 쪽과, 더 많은 확장에 목마른 유통 채널들 간의 전쟁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된 전쟁으로 인해 상처 입는 쪽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과연 ‘제 살 파먹기’일까? 온라인 서점들은 이미 할인폭으로 고전한 적이 있다. 그러나 상거래 질서 유지를 위해 국가가 나서 일률적인 할인정책을 펼 수밖에 없게 되자 포인트 적립, 무료 배송 등의 무기를 내세우며 더욱 날카로워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오프라인 매장과의 마찰은 더욱 심각해 한때 ‘죽기살기’로 서로를 폄하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서로 간의 상처는 더욱 깊어졌지만 소비자들은 기뻐했다. 선택의 폭은 넓어졌고 알아서 ‘모셔’ 주는데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쏟아지는 온갖 마케팅 권법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나날이 늘어난 탓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경쟁을 통해 만들어지는 시장 생성과정의 일부라고만 여겨야 할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활동의 위축으로 대형 온라인 백화점들도 이제는 항상 할인해 살 수 있는 쿠폰과 적립금,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고객을 유도하고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비교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저가 행진을 벌이고 있고 이에 질세라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도 버금가는 수준의 할인과 경품으로 얼마 남아 있지 않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렇다. 그들은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자신의 살을 베어 먹고 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러한 출혈 경쟁을 가장 직접적으로 강요받고 있는 것은 제조업체이고, 공급업체들이다. 궁극적으로 이 사슬의 끝을 잡고 있는 그들이 못 이긴 채 제 살을 베어 먹으며 스스로의 체력을 떨어뜨리고 결국은 조금씩 장기적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조금 비약을 해 보자면 온라인 쇼핑몰의 가격 내리기 경쟁이 전체적으로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말 그대로 엄청난 비약이긴 하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시장과 오프라인 시장이 경쟁 초기에는 시장 가격을 내리고 고객에게 환영 받는 듯 해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마이너스를 안겨주고 있는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어쩌면 온라인 유통과 오프라인 유통이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온라인 유통시장의 발전이 오프라인을 포함한 유통시장 전체의 체질 개선과 발전을 도모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반대로 형님 격인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성장을 거듭하는 아우를 위해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쥐어줘야 하지 않았을까? ‘대체’와 ‘보완’ 휴대폰이 태어나던 초기에는 통화만 잘되면 좋은 휴대폰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은 어떤 광고에서도 통화품질을 가지고 떠들어대진 않는다. 사람들 손에 휴대폰이 하나 둘씩 들리기 시작할 무렵, 다른 한 손에서는 손목시계들이 조용히 사라져 갔다. 휴대폰에는 가장 정확한 시계가 있었기 때문에 휴대폰은 손목시계의 대역을 훌륭하게 해 낸 것이다. 결국 손목시계 시장은 재편되어 선물용으로 주고 받던 중저가의 손목시계는 점차 사라지고 고가의 호화로운 시계 시장만이 두드러지게 성장하며 손목에 값비싼 시계를 두르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여기에 카메라 기능까지 추가되기 시작하면서 디지털 카메라 시장도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속출했다. 그러나 오히려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규모 자체는 현재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화소 수가 높아지고 저장용량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폰이 아직 디지털 카메라를 대신할 만한 품질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메라폰은 결국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석권해갈 것인가? 비슷한 듯 보이는 두 사례를 비교해보자. 분명히 다른 포인트가 있다. 바로 ‘대체’와 ‘보완’의 차이다. 휴대폰은 가끔 뉴스의 시그널에 맞추어 시간을 고쳐야 할 필요가 없이 언제나 정확한 시간을 보여줬고 무더운 여름, 땀 찬 손목시계줄에 얽매인 손목에 해방을 주었기 때문에 훌륭하게 그 역할을 대체한 것이다. 게다가 휴대폰은 누구나 다 가진, 절대 시장을 가진 포화 상태의 제품이었다. 반면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시장이 이전하는 시기에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인식에 비해 실제로 디지털 카메라를 소유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단지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나도 디카 하나 사고 싶다’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이 때 부족한 품질이지만 디지털 카메라가 어떤 것이고, 디지털 카메라가 있으면 어떤 편리함과 어떤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카메라폰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카메라폰은 바로 사진을 찍어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도 있었다. 카메라폰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 사람들은 조금 더 아쉬움을 느낀다. ‘조금 더 선명하게 나왔으면 좋겠어, 조금 더 많이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이왕이면 출력도 할 수 있는 품질이면 좋겠어’ 라고. 그래서 카메라폰을 가진 소비자들이 화소 수가 높고 성능이 우수한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욕심을 부리게 되자 디지털카메라는 시장 잠식은커녕 시장 자체가 커지며 더욱 업그레이드된 품질의 발전에 가속을 붙이게 된 것이다. 휴대폰, 손목시계,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 어찌 보면 이 또한 유비쿼터스의 작은 사례들이지만 시장 환경에 의해 결과는 상이한 결과를 가지고 있는 제품들이다. 몰락과 부흥이라는. 다시 쇼핑몰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 보자. 아직은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쇼핑몰이 서로의 시장을 위협하며, 심지어 같은 회사에서 온라인, 오프라인이 서로 다른 사업부서로 존재하며 서로의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 혹은 지키기 위해 아웅다웅하고 있다. 이러한 아웅다웅은 유통시장의 생리적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온라인 유통시장과 오프라인 유통시장은 서로가 가진 아쉬움과 부족함을 긁어주고 보듬어 주며 소비의 촉진, 유통 시장 전체 규모의 증가, 그리고 급변하는 경기 흐름에도 사회와 경제를 튼튼하게 버텨줄 수 있는 강한 체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온라인 유통과 오프라인 유통이 효율적으로 보완된다는 것은 서로 다른 상품을 취급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비록 작은 국토에 작은 시장이지만 우리가 가진 최고의 IT 인프라가 예쁘고 빠른 디자인의 전자 카탈로그를 꾸미기 위한 투자라기 보다는 IT 인프라를 통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생산, 유통, 제품, 물류 관리를 통해 보다 좋은 제품을 빠르고 적절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란 말이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결국 인식을 바꿀 것이고, 시장은 재편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온라인쇼핑몰 시장과 오프라인쇼핑몰 시장의 이와 같은 어우러짐이다. 온라인 유통 자체와 오프라인 유통 자체의 경쟁이 아니라 두 개가 적절하게 통합된 최고의 컨버전스(convergence)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과 보완의 완벽한 조화가 결국은 합리적인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는 소비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고, 경기의 불황에도 휘청거리지 않는 탄탄하고 안정된 유통 구조를 만들어갈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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